전사로의 원정 . Морган Рай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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Читать онлайн книгу 전사로의 원정 - Морган Райс страница 15
순간 묘안이 떠올랐다. 병사들이라면 누구나 훈련장 위치를 알고 있었다. 병사에게 말을 거는 건 긴장됐지만 그 방법밖에 없었다.
뒤돌아 성벽으로 달렸다. 출입구 가장 가까이 근무중인 근위병을 찾아갔다. 행여 메치기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마음을 애써 숨겼다. 눈 앞의 근위병은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정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왕의 부대를 찾고 있습니다.”
토르는 최대한 자신감 있어 보이도록 신경 써서 말을 건넸다.
잠깐의 정적 뒤에 근위병이 냉소를 지으며 시선을 내렸다.
“어디 있는지 말해주시겠어요?”
“무슨 볼일이 있는 거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토르는 애원하듯 대답했고 더 이상 근위병이 캐묻지 않길 바랬다.
근위병은 토르를 무시하고 다시 정면을 주시했다. 대답을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한참 뒤, 근위병이 입을 열었다.
“동문으로 나가서 북쪽으로 쭉 가. 왼쪽에 있는 세 번째 문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빠져. 그리고 다시 오른쪽으로 빠져. 두 번째 석조 원형 구조물을 지나면 그곳으로 가는 문이 있어. 그러나 가봐야 시간 낭비야. 방문객은 받지 않아.”
대답은 충분했다. 일초도 낭비하기 싫어 재빨리 뒤돌아 들은 대로 뛰었다.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머릿속으로 길을 반복해 읊었다. 해는 이미 중천이었고 너무 늦기 않게 훈련장에 당도하기만을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
깨끗한 조개 도로 위로 왕궁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며 사력을 다해 달렸다. 길을 잃고 헤맬까 두려워 가능한 한 일러준 대로 따라갔다. 저 멀리 안뜰 끝에 여러 개의 문이 보였고 그 중 왼쪽 세 번째 문을 통과한 뒤 이어지는 행렬을 따라 한 길 한 길 건너갔다. 토르가 뛰는 방향은 사람들과 정 반대였다. 수천 명이 도시로 몰려든 덕분에 시간이 지날수록 인파가 거세졌다. 류트 연주자, 곡예 꾼, 광대 등 온갖 재능을 갖춘 예능인들을 비롯해 한껏 차려 입고 나온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며 사람들 사이를 헤쳐 나갔다.
토르가 빠진 채로 진행되는 부대원 심사는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훈련장만 생각하며 훈련장처럼 생긴 건물만을 찾아 거리를 뒤졌다. 원형의 석조건물 끝에 또 다른 길이 이어져 있었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니 저 멀리서 훈련장으로 보이는 완벽한 원형의 석조 콜로세움이 조그맣게 보였다. 큼지막한 정문 한가운데는 보초병으로 보이는 병사들이 있었다. 정문 밖으로 울려 퍼진 환호성이 희미하게 귓가를 스쳤고 덕분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왕의 부대 훈련장이 틀림없었다.
전속력으로 달리자 숨이 턱 끝까지 차 올랐다. 정문 앞으로 다가간 순간 보초병 두 명이 나와 창살을 겨누며 길을 막았다. 그리고 또 다른 보초병이 앞으로 걸어나오며 손바닥으로 토르를 막아 섰다.
“멈춰라.”
토르는 숨을 헐떡거리며 멈췄다. 얼굴엔 흥분된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이해…… 못 하시……겠지만”
토르는 숨을 고르느라 더듬거렸다.
“저는 꼭 저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늦었습니다.”
“어디에 늦었다는 건가?”
“부대원 심사요.”
짤막한 키에 얼굴엔 곰보자국이 가득한 뚱보 보초병이 뒤로 돌아 냉소적인 눈빛의 나머지 보초병들과 시선을 교환했다. 그러더니 이내 몸을 돌려 깔보는 눈빛으로 토르를 살폈다.
“이미 몇 시간 전에 왕실 수송실에서 심사가 시작됐다. 선발되지 않은 자는 입장할 수 없다.”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전 꼭.”
보초병이 다가서서 토르의 상의를 움켜쥐었다.
“이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