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거부. Charley Brind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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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Chapter Nine
제9장
제1장
2019년 3월 23일,
2019년 3월, 마음속에 낀 안개를 걷어내려고 내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때 코에 연결되어있는 어떤 물체가 손가락에 걸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는 어디에 있는 거지?
콧속으로 연결된 관은 내 목의 중간 지점까지 들어가 있는 듯했다. 그것을 빼내려고 시도했지만 내 볼에 테이프로 고정되어 있었다. 머리는 뻐근했고,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나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여전히 뒤죽박죽 한 영상만 나타날 뿐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추적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 눈은 떴지만, 흐릿한 시야 속으로…뭐라고? 말도 안 돼, 나는 구름 안에 있었다. 많은 흰색의 물질들과 빛나는 금속 물체가 보였다. 관들, 삑 거리는 소리. 그래, 병원이다. 의사 선생님은 12살 소녀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이라고 하기엔 너무 엄숙해 보이는군.
나는 마치 어딘가에 크게 부딪힌 후에 형편없이 복원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통증은 심하지 않았다. 단지 마음이 젖은 시멘트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나의 몸에 진통제를 엄청나게 투여했나 보군. 오히려 좋은걸. 그들이 나의 '심폐소생 거부'에 대해서 기억을 했으면 좋겠네.
나의 남은 일생을 관, 호흡기계, 삐삐거리는 화면에 둘러싸여 보내고 싶진 않아.
가볍게 무언가 바스락거리는 소리.
예쁜 연한 파란 색의 옷을 입은 남자. 다른 의사인가? 다행히도, 십 대처럼 보이지 않는군. 제발 인생이라고 불리는 허튼 것을 몇 년 더 살게 하지 말아주기를. 내 나이는 이제 거의 80세. 케이틀리온에게 몇 년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야. 그냥 이 관들을 자르고 나를 죽게 해주길.
파란 옷을 입은 남자는 의자를 가져다 내 침대 옆에 앉아 미소를 보였다. 바이탈 사인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었고, 심각한 모습으로 화면을 보지도 않았으며, 그의 목에 늘어뜨린 청진기도 없었고, 내 몸에 바늘을 쑤셔 넣지도 않았다. 단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6피트 3인치의 큰 키의 남성으로 호리호리하고, 엷은 턱수염과 갈색 머리카락과 푸른 눈, 초저녁의 빛깔 같은 짙은 푸른색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당신은…." 다, 목이 건조하군. 나는 침을 삼켰다. "그렇게 활기차신가요?"
"이제 거의 시간이 다 됐어요." 그의 음성은 부드러웠고 내가 예상했던 그것처럼 남성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어릴 때 들었던 어머니의 목소리와 같았다. 부드럽고, 상냥해서 모든 것이 다 괜찮을 거라고 느껴지게 하는 목소리. 다른 소리도 들렸다. 그때 문이 활짝 열렸고, 나는 병실에 들어온 간호사를 보기 위해 베개 위에서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화면을 확인했다. 나는 왜 의사 선생님이 화면에 나타난 수치들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지 의아했다. 그녀는 디지털 화면을 빨간색 손톱으로 두드린 후, 의사 선생님에게는 인사하지 않고 곧장 나에게 웃어 보였다. 나는 그녀의 상냥함에 화답하려고 시도했다. 그녀는 예뻤고, 20대 정도로 어려 보였다. 그녀의 피부색은 부드러운 갈색 아니면 여름의 밀 빛깔이었다.
"브린들리 씨, 좀 괜찮으신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 옥수수죽하고 자두 주스를 준비해 가져다줄 거에요.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이야기하실 겁니다."
나는 오른손을 들어서 내 옆에 앉아있는 의사를 가리키려 했지만, 관과 손 등에 꽂힌 두 개의 주삿바늘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당신의 가족들을 볼 수 있냐고 물어보세요." 의사는 말했다. "그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가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제 손녀를 혹시 아신다면, 그 아이가 이 병원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대기실 의자 위에서 자고 있어요."
"그 아이를 불러줄 수 있나요?"
"아니요. 버튼을 누르셔야 해요."
"어디에 있죠?" "손 바로 아래쪽에 있어요."
"아, 그렇군요." 나는 버튼을 찾아서 더듬거린 후에 눌렀다. 담당 간호사가 서둘러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무엇을 가져다드릴까요?" 하고 물으며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내 어깨에 얹었다. 나는 그녀가 좋았다. 매우 친절했고, 허튼소리를 하지 않았다.
"케이틀리온이 밖에 있나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