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숙명 . Морган Рай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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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픈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자네는 단검을 입에 올렸네. 보지도 못했다면서 그것이 단검이라는 걸 어찌 알았는가?” 그웬 공주가 물었다. 공주는 그가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스태픈은 헛기침을 했다.
“그렇게 말했던 건 그냥 그게 단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스태픈이 설명했다. “그건 작은 금속이었어요. 단검이 아니면 무엇이었겠습니까?”
“그럼 자네는 오물 통의 밑부분을 확인 했는가?” 고드프리 왕자가 질문했다. “오물 통을 버린 뒤에? 아마도 그 물건이 바닥에 남았을 수도 있지 않나.”
스태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닥을 확인 했습니다,” 스태픈이 대답했다. “항상 그렇게 하지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비어있었죠. 무엇이 있었든지 모두 강물에 떠내려갔어요. 모두 떠내려가는 걸 봤습니다.”
“만약 그게 금속이었다면, 떠내려 갈수가 없지 않은가?” 그웬 공주가 질문했다.
스태픈은 다시 한번 목을 가다듬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강물이 참 묘합니다,” 스태픈이 대답했다. “물살이 참 세지요.”
그웬 공주는 고드프리 왕자와 의심의 눈빛을 교환했다. 고드프리 왕자의 표정으로 보아 그 또한 스태픈을 믿지 못하는 것 알 수 있었다.
그웬 공주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성급해졌다. 지금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불과 잠시만 해도 스태픈은 모든 걸 털어놓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그는 급작스레 마음을 바꿔버렸다.
그웬 공주는 스태픈에게 한발 다가갔고 무언가를 계속해서 감추려 하는 그를 노려봤다. 그녀는 가장 엄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마치 아버지에게서 느꼈던 무서운 위엄이 그녀 속에서 뿜어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공주는 그가 알고 있는 전부를 밝혀야 갰다고 다짐했다. 특히 그것이 아버지의 암살자를 찾는 단서가 된다면 더더욱 그러했다.
“거짓을 고하고 있구나,” 공주의 어조가 강철처럼 냉정했고 그 속의 내재된 위엄에 공주 자신 또한 놀라웠다. “왕족에게 거짓을 고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말고 있는 것이더냐?”
스태픈은 펄쩍 뛰며 양 손을 움켜 쥐었다. 잠시 공주의 얼굴을 힐끔 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
“죄송합니다,” 스태픈이 애원했다. “죄송합니다. 부탁 드립니다, 그게 다입니다.”
“자네는 아까 우리에게 모든 걸 털어놓으면 감옥 행을 면해줄 수 있냐고 물었지,” 공주가 말을 이었다. “그러나 자네는 아무것도 털어놓지 않았네. 아무런 얘기도 아니었다면 왜 그런 부탁을 했는가?”
스태픈은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채 바짝 마른 입술을 핥았다.
“저…전…음,” 스태픈은 말을 꺼냈다 다시 말을 잇지 못하기를 반복했고 이내 목을 가다듬었다. “저는 걱정이 돼서요…오물 통에 뭔가가 떨어졌는데 신고하지 않은 게 걸릴까 걱정돼서요. 그게 다입니다. 죄송합니다. 그게 뭔지 몰랐어요. 이젠 사라졌고요.”
그웬 공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주시했다. 그의 알 수 없는 행동을 파악하고 싶었다.
“네 관리자에게는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공주는 틈을 주지 않고 스태픈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가 실종됐다고 들었다. 그리고 네가 그 일과 관계가 있다지.”
스태픈은 쉬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관리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