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숙명 . Морган Рай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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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필요한 동료를 돕는 것입니다!” 엘덴이 외쳤다.
“그럼 저 부대원은 도움이 필요한가?” 콜크 사령관이 물 속의 부대원을 가리키며 반문했다.
바다 속 부대원은 물에 잠겼다 올라오기를 반복하며 물 밖으로 손을 뻗었다. 나머지 부대원들은 모두 난간 위에 서 있었다. 바닷물에 뛰어들기엔 모두 너무 두려울 뿐이었다.
그 순간 토르에게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물 속에 빠진 부대원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는 순간, 다른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토르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았다.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죽음의 바다, 바다 괴물, 성난 파도, 이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토르가 생각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다.
토르는 난간에 올라 무릎을 구부렸고,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붉은 바닷물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공중에 몸을 던졌다.
제5장
개리스 왕은 대 연회장에서 선대 맥길 왕의 왕좌에 앉아 길고 부드럽게 조각된 원목 팔걸이를 쓰다듬으며 눈 앞의 광경을 마주했다. 웅장한 연회장 속에는 링 대륙의 곳곳에서 모여든 수 많은 군중들이 생애 최대의 행사, 개리스 왕이 운명의 검을 들어올릴 수 있을지, 그가 진정한 선택된 자인지를 직접 목격하기 위해 이곳에 모여있었다. 선대 맥길 왕이 어렸을 적, 운명의 검을 대중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들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할 기회가 없었고 따라서 그 누구도 오늘의 행사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다. 기대감과 흥분 감이 구름처럼 연회장을 떠도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개리스 왕은 사람들의 기대감에 무기력해졌다. 계속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걸 바라보며, 연회장이 발 디딜 수 없을 만큼 수 많은 인파로 북적 이는 걸 바라보며, 자문위원단들의 의견을 따랐어야 했던 건지, 그들 말대로 대 연회장에서 대중을 모아 놓고 운명의 검을 들겠다는 자신의 결정이 잘못된 판단이었는지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자문위원단들은 개리스 왕에게 검을 보관하는 별도의 비공개 실에서 의식을 진행하길 권했다. 만약 개리스 왕이 검을 드는 데 실패하면, 단지 몇 명만이 그 사실을 목격하는 데 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개리스 왕은 아버지에게 충성했던 자문위원단들을 믿지 못했다. 또한 개리스 왕은 자문위원단들의 충고보다는 자신의 운명을 좀 더 자신했다. 따라서 왕국 전체가 자신의 위대한 능력을 직접 목격하길 바랬다. 자신이 선택된 자라는 걸 직접 확인시키고 싶었다. 그 순간을 모두의 눈 앞에 각인시키고 싶었다. 자신의 운명이 드러나는 그 순간을.
개리스 왕은 아주 우아한 모습으로 연회장에 입장했다. 자문위원단을 뒤로 대동하고 점잔을 빼며 한걸음 한걸음씩 내디뎠다. 머리 위로는 왕관을 이고 어깨에는 망토를 걸치고 두 손으로 왕권을 상징하는 홀을 들었다. 개리스 왕은 모두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아닌, 자신이 바로 진정한 왕, 맥길 가의 왕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싶었다. 개리스 왕의 예상과 같이, 그가 이 궁궐과 백성들을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여기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개리스 왕은 이제 백성들이 그것을 몸소 느끼길 바랬다. 자신의 힘과 권력을 뽐내는 이 자리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길 바랬다. 오늘 이후, 모든 사람들이 비로소 자신이 진정으로 선택 받은 자이자 진정한 왕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왕좌에 홀로 앉아있는 개리스 왕은 연회장 한 가운데에 곧 운명의 검이 놓일 무쇠 갈래가 천장에서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을 보자 확신을 잃었다. 이제서야 자신이 치러야 할 의식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졌다. 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