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눈물 . Морган Рай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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Читать онлайн книгу 명예의 눈물 - Морган Райс страница 12
아르곤은 공주의 진심을 판독이라도 하는 듯 아주 오랜 시간 공주를 바라봤다.
“진심이구나.” 아르곤이 대답해다. “맥길 왕가에서 가장 진심이 담긴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네 아버지가 옳은 선택을 했구나. 그랬지, 그분은 그랬었지…”
아르곤은 계속해서 공주를 바라보며 차츰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아르곤의 시선이 불편하긴 했지만 애써 그의 시선을 피하지는 않았다.
“공주의 선택으로 인해, 공주의 희생으로 인해.” 아르곤이 말을 이었다. “운명이 공주의 염원에 귀를 기울였다. 토르는 오늘밤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공주의 혈육도. 공주 또한 살 것이다. 그러나 공주의 남은 수명 중 일부분은 사라지게 된다. 기억하거라, 늘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두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대신 공주가 살아갈 삶의 일부분이 죽게 된단다.”
“그게 무슨 뜻이죠?” 공주가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지.” 아르곤이 대답했다. “공주는 선택을 내렸다. 그 선택을 다시 물리겠느냐?”
그웬 공주는 단단히 다짐했다.
“토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어요.” 공주가 대답했다. “그리고 제 가족을 위해서도요.”
아르곤은 공주의 눈을 뚫어지도록 바라봤다.
“토르는 대단한 운명을 타고 났단다.” 아르곤이 설명했다. “그러나 운명은 바뀌기도 하지. 우리의 운명은 별들과 같아. 그럼에도 운명은 신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지. 신은 운명을 바꿀 수 있단다. 토르는 오늘밤 죽을 운명이었다. 공주가 아니었다면 토르는 오늘 죽었을 거야. 그리고 이를 막은 대가는 공주가 치르게 됐구나. 가혹한 대가지.”
공주는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공주가 아르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순간 눈앞에서 밝은 빛이 환하게 일어났고 그와 함께 예고도 없이 아르곤이 자취를 감췄다.
깜짝 놀란 그웬 공주는 호수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주변은 매우 고요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할 뿐이었다. 공주는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뒤 저 멀리 하늘을 바라봤다. 모든 것이 감사했다. 마침내 공주는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미래에 있을 끔직한 무언가를 마음 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이러한 생각들을 애써 지우려 하면 할수록 더욱 그런 생각 속에 사로잡혔다. 과연 토르를 구하는 조건으로 공주가 치를 대가가 무엇이란 말인가?
제8장
전장의 한 가운데에서 토르는 적군들에 짓눌리며 꼼짝도 못한 채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속수 무책으로 누워 있었고 동시에 주변으로 울리는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와 말들의 울음소리, 이곳 저곳에서 죽어나가는 병사들의 비명 소리를 들었다. 어느덧 태양이 저물며 달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보름달이었다. 그 어느 때 본 보름달보다 크고 둥근 보름달이었다. 토르의 시야에 들어온 보름달은 거구의 적군이 토르의 눈 앞에 다가서자 시야가 가리워져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고 적군은 토르의 마지막을 장식할 기세로 삼지창을 들어올렸다. 토르는 죽음의 순간이 드리웠음을 깨달았다.
토르는 다가올 죽음을 맞이하며 눈을 감았다. 두렵지 않았다. 후회만 있을 뿐이었다. 토르는 좀 더 살고 싶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싶었고 자신의 운명이 무엇인지 밝히고 싶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웬 공주와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렇게 죽는 게 억울했다.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 죽어서는 안됐다. 토르는 느낄 수 있었다.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