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눈물 . Морган Рай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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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프리 왕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일레프라는 한쪽 팔로 고드프리 왕자의 머리를 일으켜 세우고 혼합한 액체를 왕자의 입술 사이로 밀어 넣어 입 속에 집어넣었다. 대부분의 액체가 입 옆으로 흘러나왔지만 그 중 일부는 목구멍 안으로 타고 몸 속에 들어갔다.
일레프라는 왕자의 입 밖으로 흘러나온 액체를 닦고 다시 왕자의 입가를 닦았다. 그리고는 그제서야 등을 기대고 한 숨을 쉬었다.
“오빠가 살 수 있겠어?” 공주가 초조하게 물었다.
“아마도요.” 일레프라의 어조가 침울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그렇지만 충분하지 않아요. 이제 왕자님의 목숨은 왕자님의 운명에 달려 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그웬 공주가 절실하게 물었다.
일레프라는 고개를 돌려 그웬 공주와 눈을 맞췄다.
“왕자님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긴 밤이 될 거에요.”
제 5장
캔드릭 왕자는 오늘에서야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캔드릭 왕자의 마음 속에는 그 동안 지하 감옥에서 지냈던 시간이 떠올랐다. 덕분에 이제는 작은 것 하나까지도 소중히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들었다. 내리쬐는 태양, 머리를 스치는 바람과 같이 바깥 세상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감사했다. 말을 타고 달리며, 주변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느끼며, 다시 실버 전사로 돌아와 다시 무기를 걸치고 동료 전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말을 달리는 이 순간이 마치 대포를 맞은 듯 기존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무모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캔드릭 왕자는 몸을 낮추고 바람을 가르며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그의 옆에는 친한 동료 아트미가 말을 달리고 있었다. 이렇게 동료 실버 전사들과 함께 싸울 수 있다는 사실에, 이번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맥클라우드 왕가가 점령한 마을을 되찾고 그들에게 침략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리라 굳게 다짐했다. 캔드릭 왕자는 한 시라도 빨리 피 흘리는 전투를 맞을 생각에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그는 사실 지금 그가 느끼는 분노와 노여움이 맥클라우드 왕가가 아닌, 자신의 동생 개리스를 향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캔드릭 왕자는 자신을 구금 시킨 것도 모자라 자신에게 아버지의 암살자라는 누명을 씌우고, 동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신을 연행하고 또 처형하려 계획했던 개리스 왕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개리스 왕에게 보복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은 지금, 적어도 오늘 당장 보복을 할 수 없기에 캔드릭 왕자는 그 분노를 맥클라우드 왕가에 돌리고 있었다.
캔드릭 왕자는 왕실로 돌아가 모든 것을 바로잡을 심산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개리스 왕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여동생 그웬돌린 공주를 새로운 지도자로 세울 생각이었다.
전속력으로 말을 달리다 보니 군대는 어느덧 약탈당한 도시에 가까이 다가갔다. 엄청나게 거대한 검은 연기와 구름이 군대 앞에 펼쳐졌고 탁하고 매운 연기가 캔드릭 왕자의 코를 찔렀다. 이렇게 처참히 짓밟힌 도시를 보고 있자니 캔드릭 왕자는 마음이 아팠다. 만약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다면 절대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다. 만약 개리스가 후계를 잇지 않았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맥길 왕가와 실버 전사에게 있어 이는 불명예스러운 오점으로 남을 일이었다. 캔드릭 왕자는 백성들과 마을을 구하기에 군대가 너무 늦지 않게 도착했기